노사정 4자 대표자회의 성사될까
공무원 근무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13일 한국노총에 방문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 노사정 4자 대표자회의를 빨리 개최하자고 제안해 관심이 쏠린다. 4자 대표자회의가 성사될 경우 꽉 막힌 공무원 타임오프 논의의 물꼬를 터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정, 타임오프 한도 두고 팽팽한 기싸움

18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일 열린 공무원 근무시간면제심의위원회 10차 전원회의가 노동자위원 집단퇴장으로 파행을 빚었다. 계속 논의 중인 교원 근면위와 달리 공무원 근면위는 향후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한 상태다.

노·정 양측 입장은 팽팽하다. 노동계는 민간기업에 적용되는 타임오프 시간의 90%를 요구하는 반면, 정부는 30% 수준을 제안하고 있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국가직 공무원의 상황을 타임오프제에 반영하는 문제다.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7조의2(근무시간 면제자 등)에 따르면 근무시간 면제 한도는 노조 설립 최소 단위 기준으로 조합원수를 고려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행정부’를 최소 설립단위로 규정한 점이다. 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법무부 등 모든 정부부처를 하나의 ‘행정부’로 보고 타임오프 한도를 정한다는 뜻이다.

노동계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부처별로 타임오프를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어렵다면, 최소한 타임오프 한도에 교섭구조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령 국가공무원노조의 경우 각 부처별로 지부가 구성돼 있고, 지부와 부처가 개별교섭을 하는 만큼 부처별로 타임오프 시간을 배분해 달라는 요구다. 공무원노조법에서 “노조의 조직형태, 교섭구조·범위 등 공무원 노사관계의 특성을 반영해 근무시간 면제 한도를 심의·의결”하도록 정한 조항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상급(연합)단체에 타임오프를 별도로 부여하는 것도 쟁점이다. 공무원 연합단체는 각종 고충 해결을 위해 정부 교섭·노사협의회·공무원보수위·협의체 등에 참여하고 있어 노조는 별도로 노조활동 시간 보장을 요구하는 반면,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결국 (타임오프시간을) 얼마나 줄 것인지 문제”라며 “공무원 인건비는 세금에서 지출되고, 민간기업과 임단협 교섭구조도 다르다 보니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공무원 타임오프 넘어
사회적 대화 본궤도 오를까


김동명 위원장의 제안대로 노사정 4자 대표자회의가 열리면 공무원 타임오프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노총 입장에서 공무원·교원 타임오프 문제는 빠르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공무원·교원 타임오프 제도는 지난해 12월11일 이미 시행됐지만, 타임오프 한도와 적용방법을 정하지 못해 지금껏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노조 내부에서도 빠른 해결을 원하는 목소리가 크다.

타임오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일례로 노·정이 공무원 근무시간면제심의위원회 구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지난 4월4일 열릴 예정이었던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 1차 전체회의가 미뤄졌다. 당시 공무원 노동계는 “4월4일 특위 개최는 애초 공무원 타임오프 문제를 원만히 진행한다는 전제로 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대화가 본궤도에 오르려면 관건인 공무원 타임오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동명 위원장은 지난 13일 오전 한국노총에서 김문수 장관과 만나 “현재 경사노위에서는 고용, 인구, 미래세대, 일 생활 균형 등 한국사회의 미래를 위한 매우 중요한 담론들이 논의되고 있다”며 “이러한 논의 상황을 점검하고,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경사노위 4자 대표자 회의를 추석 이후에 빠르게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동명 위원장은 이날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도 강조했다. 이는 노동계가 제안한 특별위원회 의제 중 하나다.

특별위원회는 지난 11일까지 8차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산업전환 △불공정 격차 해소 △유연안정성 및 노동시장 활력 제고 △대화와 타협의 노사관계 등 4개 의제를 중심으로 세부 의제를 조율 중이다. 다음달 2일 9차 전체회의가 열린다.

강예슬 기자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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