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노동자 다음달 6일 파업 예고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행하는 노동자들이 인력충원과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다음달 6일 파업을 예고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위원장 김태균)는 19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파업계획을 밝혔다. 노조는 지난 8월 2024 임금·단체교섭을 개시해 사측과 두 달간 본교섭 4차례, 실무교섭 15번을 이어 왔으나 지난달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이달 18일 열린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쟁의조정도 끝내 무산됐다. 노조는 15~1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조합원 9천450명 중 7천862명이 투표해 70.55% 찬성률로 가결했다.

핵심 쟁점은 안전인력 충원이다. 공사와 서울시는 2021년부터 2026년까지 2천212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올해엔 341명을 목표치로 삼았다. 민간위탁·외주화나 정년퇴직으로 공백이 된 자리를 채우지 않는 방식이다. 매년 한 차례 이상 실시하던 신입사원 채용도 올해는 없었다. 반면에 노조는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노조가 파악한 올해 정년퇴직자는 301명, 육아휴직이나 병역으로 인한 장기결원도 76명이나 되지만 사측은 인력충원 계획이 없다.

공사 전기직으로 일하는 장명곤씨는 “수만 평 규모의 군자차량기지와 본선 역사의 전기시설물 관리를 2~4명이 도맡아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난 6월 연신내역에서 감전사한 동료를 떠나보낸 뒤 현장에서는 사고 우려가 높은데 전직과 이직 희망자로 아우성”이라고 호소했다.

공사가 내년 상반기부터 지하철 2호선에 1인 승무를 추진하는 것에도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현재 2호선은 열차 앞쪽에 기관사가, 뒷쪽에 차장이 타는 2인 승무제로 운행하는데 공사는 차장을 빼려 한다. 동대문승무사업소 소속의 김용 2호선 승무원은 “2호선 하루 이용 승객은 270만명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용승객이 많아 기관사 혼자 타면 사고 위험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사고와 민원처리를 기관사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건강이 나빠질 것도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임금인상률도 노사 쟁점이다. 노조는 2024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운용지침에 따라 2.5% 임금인상이 기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사는 연이은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소송참여자에게 체불임금을 지급해 임금인상 재원이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교섭을 이어 가되 인력충원 등에 의견을 좁히지 못하면 계획대로 다음달 6일 파업할 예정이다. 20일부터는 준법투쟁에 돌입한다.

9호선 2·3단계 노동자들로 구성된 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도 다음달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정소희 기자 sohe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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