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교사일수록 번아웃 … 학부모 상담횟수와 비례
나이가 어린 교사일수록 업무로 인한 소진 경험이 더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업무 소진 경험은 남성 교사보다 여성이, 학부모 상담 횟수가 많을수록 비례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교조는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교사 직무 관련 마음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조와 녹색병원은 지난해 업무 스트레스로 사망한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며 교권 보호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교사들이 하루 수업을 멈춘 9월4일 공교육 멈춤의 날을 맞아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3천982명의 유·초·중·고교·특수학교 교사가 7월17일부터 8월27일까지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조사 결과 2명 중 1명의 교사가 우울증상을 보였다. 가벼운 우울증상은 23.4%, 심한 우울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43.9%였다. 일반인구에 비해 우울증상 유병율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구팀은 “대상 집단이나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경도의 우울증상 유병율은 25~30%이고, 심한 우울증상 유병율은 8~10%”라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업무로 인한 소진도 호소했다. 소진(번아웃)은 감정적 요구가 큰 상황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나타나는 신체적·감정적·정신적 탈진상태다. 전체 응답자의 76.1%가 업무로 인한 소진을 경험했고, 이중 30.4%는 업무 수행이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소진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57.5%가, 여성은 79.5%가 업무로 소진된 상태였다.

주목할 점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업무 소진 비율이 높다는 점이었다. 20대 교사는 88%, 30대 교사는 84.8%, 40대 교사는 79.6%가 업무 소진을 경험한 반면 50대 교사는 57.5%였다. 연구팀은 “학교폭력 담당 보직을 맡은 교사가 업무 소진이 높았고 학부모 전화상담 횟수나 방문상담 횟수가 증가할수록 번아웃 경험이 비례적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전교조는 사회·국가적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교사가 직무수행 중 겪는 정신적 위협은 재난 상황에 준하는 수준”이라며 “중대재해 상황에 놓인 50만명의 교사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정소희 기자 sohe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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