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노동장관 후보 “정년연장·노동시간 단축 반드시 가야 할 길”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영훈(57) 후보자가 24일 “정년연장이나 주 4.5일 근무제 같은 노동시간 단축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대통령실 지명 하루 뒤인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9층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 처음 출근해 노동부 관계자들과 함께 청문회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검은색 백팩을 메고 출근한 김 후보자는 로비에서 긴장한 기색을 보이며 “설렘보다 두렴이 앞서는 게 사실이지만 모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라는 주권자의 명령을 무겁게 받아안고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정년연장이나 주 4.5일제 같은 노동시간 단축은 디지털 전환이나 저출생 고령화 인구 변화, 노동력 감소 등 우리 앞에 닥친 대전환의 위기를 돌파할 유력한 수단”이라며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노동부 장관 후보자로서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이라고 보는지에 대해 김 후보자는 “노동시장 분절화”라고 답했다. 그는 “지금은 비정규직도 아니고 비임금 노동자가 확산되고 있다”며 “법의 보호 밖에 내몰려 있는 수많은 일하는 사람들, 평범한 이웃들의 일할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민주노총을 사회적 대화로 어떻게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인내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만나고 소통하고 설득당하겠다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대 노총이 요구하는 노조 회계공시 철회에 대해서는 “노사 자치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교섭하고 자율적으로 결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회계공시 문제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장관 후보자 질의응답 도중 주얼리 노동자 김정봉씨가 피켓을 들고 “노동법을 지키라고 촉구하며 (서울고용노동청 앞)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며 “불법 사업장 조사 좀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질의응답 이후 김 후보자는 농성장 앞으로 가서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 고민해서 같이 한번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설 명절을 앞두고 해고된 김정봉씨는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지만 회사 폐업으로 돌아갈 일터 자체가 사라진 상황이다. 김씨는 이날로 12일째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근로감독을 촉구하며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어고은 기자 ago@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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