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 채용 늘면서 신입직 채용 뚝⬇
노동시장이 경력직 채용을 늘리는 흐름으로 변화하며 취업 경험이 없는 20대 청년층 취업 확률은 경력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층에게 경력 개발 기회를 주기 위해 직무 경험 기회를 주면서, 동시에 2차 노동시장에서도 경력 개발이 가능하도록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4일 발간한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고용’ 보고서에서 “경력직 채용 증가로 노동시장에 갓 진입한 청년고용에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이처럼 평가했다.

비경력자 취업 확률 1.4%, 경력자는 2.7%
사회초년생 취업기간 2년⬇ 생애 총소득도 13%⬇


한은은 2021년 기준 한국노동패널조사 자료로 상용직 취업 확률을 분석한 결과 취업 경험이 없는 비경력자 취업 확률은 1.4%로, 경력자(2.7%)의 절반에 그쳤다고 했다. 2010년에는 비경력자와 경력자의 취업 확률이 각각 2.4%와 2.7%였으나 노동시장 흐름이 변화하며 비경력자 취업 확률만 1%포인트 하락했다. 취업 확률은 실업자와 임시·일용직 노동자 중 한 달 내로 상용직에 취업한 비율이다.

노동시장은 경력직 채용을 늘리는 추세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기업의 경력직 채용 비중은 2009년 17.3%에서 2021년 37.6%로 늘어났고, 신입직 채용 비중은 82.7%에서 62.4%까지 낮아졌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채용시장의 변화를 묻는 지난해 한국경총 조사에서 100명 이상 기업 500개사는 경력직 선호도 강화(56.8%), 수시 채용 증가(42.2%)를 꼽았다.

20대와 30대 상용직 고용률 격차도 벌렸다. 한은이 경력직 채용 확대 영향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비경력자 비중이 큰 20대의 상용직 고용률은 44%에서 34%로 10%포인트 떨어졌다. 30대는 54%에서 51%로 3%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이런 흐름 때문에 초년생이 30년간 경제활동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때의 생애 총취업 기간도 21.7년에서 19.7년으로 2년 줄었다. 노동시장 진입 시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평생 소득도 금리 5%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3억9천만원에서 3억4천만원으로 13.4%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경력직 채용 증가로 청년 취업 기회가 제약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구직 포기 청년들이 늘어나는 데 따른 영향도 분석했다. 비경력자 구직 노력이 30% 낮아지는 경우, 20대 청년 고용률은 현재보다 5.4%포인트 하락하면서 30대와의 격차는 1.1%포인트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애 총취업 기간은 1.6년 더 줄고, 생애 소득의 현재 가치도 10.4% 감소하게 된다.

한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강조
“중소기업 경력개발 여건 마련해야”


한은은 “청년층이 경력직 채용 증가라는 노동시장 변화에 적응하고,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에서도 경력 개발을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했다.

한은은 2010~2019년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 중 1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한 비중은 10.1%에 불과하고 76.3%가 비정규직에 머무른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한국노동패널과 경제활동인구조사, 유럽연합 통계국 자료를 통해 국가별 임시직 비중과 정규직 전환율을 살펴본 결과 임시직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고, 정규직 전환율은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이중구조 완화를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관련 제도 개선과,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해고 비용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외에도 학교, 기업, 정부 등이 산학협력 프로그램이나 체험형 인턴 등 다양한 교육훈련 제도로 청년들에게 충분한 업무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세웅 기자 ims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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