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외국인력 직종 도입, 출국 없이 10년 추진
정부와 여당이 제조·건설·농축산·서비스 등 업종으로 허용해왔던 외국인 노동자 도입 기준에 직종을 추가하는 입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내국인이 가지 않는 직종을 직접 겨냥해 외국인 노동자를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비전문 취업(E-9) 비자를 가진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출국 없이 10년 넘게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자고 주장했다.
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에서 고용노동부와 국민의힘은 이 같은 내용의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외국인고용법) 개정안을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다루자고 요구했다. 임이자·김위상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개정안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개정안이 전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야 한다”는 우려를 전해 전체회의 상정은 무산됐다.
개정안은 직종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뼈대다. 현행 고용허가제는 제조·건설·농축산·서비스·어업·광업 6개 업종을 도입 기준으로 삼고 있다. 개정안은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특정 직종에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추가할 수 있도록 바꾼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한 쪽에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야 하는데, 지금은 업종으로 지정돼 범위가 너무 넓어 더 정확하게 (직종으로) 한정을 하겠다는 의미”라며 “전체적인 외국인 노동자 규모를 바꾸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외국인 노동자 체류 기한을 늘리고 기준도 완화했다. 현재 E-9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는 최장 4년10개월(3년+연장 1년10개월) 일하고 출국한 뒤 6개월이 지나고 재입국해 다시 최장 4년10개월 일할 수 있다. 개정안은 동일한 사업장에서 2년 이상을 일하는 등 조건을 충족했다면 출국 절차 없이 3년 단위로 비자를 연장해 최대 10년 이상을 국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기간이 연장된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정했다.
민주당은 신중하자는 입장이다. 환노위 민주당 관계자는 “여러 의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며 “어떤 직종에 내국인 노동자가 취업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그 일자리의 노동조건이 안 좋고 합당한 보수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인데, 그런 직종에 외국인 노동자를 늘리는 것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고 전했다.
강한님 기자 sse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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