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노동자 급속한 고령화, 60세 이상 10년새 25배 늘어
돌봄노동자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돌봄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8년부터 2021년까지 60세 이상 노동자 비중이 25배가량 늘었다. 저임금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같은 기간 돌봄노동자 월평균 임금 상승폭은 전체 임금노동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질 높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경력을 반영해 임금을 산정하고 전문직업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업자 증가 이끄는 여성 돌봄노동자

여성노동연대회의는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와 이용우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함께 ‘성별 임금격차, 어디서부터 시작됐나’ 토론회를 열었다.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일자리 성별 분리와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양난주 대구대 교수(사회복지학과)가 ‘사회서비스분야 돌봄노동자의 저임금’을 주제로 발제했다.

돌봄노동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김난주 연구위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 중분류 기준 여성취업자가 가장 많은 산업은 사회복지서비스업(11.1%)이었다. 2017년(7.4%)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여성 비중은 84.1%로 가구 내 고용활동(100%)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취업자 증가는 여성 돌봄노동자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는 전년 대비 35만4천명(1.3%) 늘었는데, 이 중 절반(49.7%)이 돌봄직종 취업자였다. 돌봄직종 취업자는 535만9천명으로 17만6천명(3.4%) 증가했다. 이 중 여성은 404만6천명으로 75.5%를 차지했다.

돌봄직종 취업자 중 청소원·환경미화원이 118만9천명(22.2%)으로 가장 많았다. 돌봄 및 보건서비스 종사자가 672명(12.5%)으로 뒤를 이었다.

돌봄직종 임금은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돌봄노동자 월평균 임금이 낮은 편인 1~4분위 비중은 지난해 60.3%로 2017년 57.9%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10분위 비중은 지난해 5.2%로 2.1%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돌봄직종 중 가장 많은 청소원·환경미화원과 돌봄·보건서비스 종사자는 1~3분위 비중이 각 86.3%, 80.9%에 달했다.

돌봄직종 내 성별 임금격차도 발생했다. 돌봄직종 노동자 월평균 임금은 여성이 214만1천원인 반면, 남성은 310만3천원이다. 돌봄노동을 직접하는지 여부에 따라 격차가 벌어졌는데, 남성 비돌봄(368만2천원), 남성 돌봄(310만3천원), 여성 비돌봄(245만8천원), 여성 돌봄(214만1천원)으로 여성 돌봄이 가장 적었다.

“돌봄노동자 임금에 경력 반영해야

사회복지서비스업으로 범위를 좁혀 보면, 돌봄노동자의 저임금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양난주 교수 발표에 따르면 돌봄서비스가 본격화된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전체 노동자 임금이 95만9천원 오를 동안 돌봄노동자 임금은 절반가량인 49만7천원 상승에 그쳤다. 같은 기간 여성 돌봄노동자 월평균 임금이 전체 임금노동자 임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에서 58.5%로 하락했다. 2021년 기준 돌봄 및 보건서비스 종사자 증가가 평균임금을 1만7천340원 낮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회복지서비스업 종사자 여성 편중은 비슷했지만 고령화는 급속도로 진행됐다. 40세 이하 비중은 2008년 64%(9만9천명)에서 2021년 22.8%(19만7천명)로 대폭 줄었다. 반면 60세 이상은 같은 기간 1.8%(2만7천명)에서 25.3%(22만명)로 급증했다.

김난주 연구위원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돌봄일자리를 지금처럼 저평가하는 게 맞냐”며 “경력 반영을 통해 임금을 상승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난주 교수는 “분절화된 사회서비스 사업을 통합해 경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자신의 가족을 돌보는 요양보호사와 분리해 경력과 숙련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석영 기자 getout@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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