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사무총장 “AI는 고용에 긍정적 효과”
질베르 F. 웅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 행동 정상회의’(AI Action Summit)에서 일터 생산성과 노동자 복지를 강화하는 인간 중심의 인공지능(AI) 접근 방식을 촉구했다.
웅보 총장은 ILO 자료를 인용해 AI가 결과적으로 고용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일자리가 일부 사라지더라도 새로운 일자리가 대량 창출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는 창출된 일자리가 감소한 일자리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AI가 창출할 새로운 일자리의 질과 노동시장에 존재하는 기존의 불평등 구조가 문제라고 경고하면서, 여성이 남성보다 자동화 영향에 더 취약해 성별 임금 격차가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웅보 총장은 AI 분야 일자리가 괜찮은(decent) 일자리와 안정된(secure)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AI가 창출하는 고용의 질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정상회의 참가자들에게 당부했다. 또한 일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글로벌 노동력이 효과적으로 대비하고, AI의 빠른 발전으로 인한 격차를 예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숙련 개발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웅보 총장은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역량 강화 및 재교육 투자를 통해 AI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사회적 대화 확대를 촉구하면서 “노동자·사용자·정부가 협력해 AI 시대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때만이 모든 일자리가 괜찮은 일자리(decent work)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LO는 ‘디지털 경제에서의 인공지능과 일자리 관측소’(Observatory on Artificial Intelligence and Work in the Digital Economy)를 출범시켜 AI가 일의 세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와 논의를 선도하고 있다. ILO 관측소는 디지털 시대 미래 노동시장 예측을 위한 데이터 연구와 사회적 파트너들의 디지털 전환 지원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웅보 총장이 참가한 ‘인공지능 행동 정상회의’는 인공지능의 발전과 규제에 대한 글로벌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정부 수반, 국제기구 대표, 기업 CEO, 학계 및 시민단체 대표 1천여명이 모여 △AI의 공공 서비스 활용 △일의 미래 △AI에 대한 신뢰 구축 △혁신과 문화 △글로벌 AI 거버넌스 등 다섯 가지 주제를 논의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우리나라와 중국을 비롯한 58개국이 ‘사람과 지구를 위한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인공지능에 대한 선언’(the Statement on Inclusive and Sustainable Artificial Intelligence for People and the Planet)에 서명했다. 선언은 AI의 접근성 확대, 디지털 격차 해소, 투명하고 윤리적인 AI 개발, 노동시장에의 긍정적 영향, 지속가능성, 국제협력 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서명하지 않았는데, 미국의 밴스 부통령은 과도한 규제가 AI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면서 AI 개발을 지원하는 방향의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공지능 행동 정상회의는 2023년 영국 블레츨리에서 처음 열렸으며, 지난해 서울을 거쳐 올해 대회는 프랑스와 인디아가 공동주최했다.
윤효원 객원기자/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 (wemaster@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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