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조, 지난해 226곳 3.1일 파업했다
지난해 민주노총 소속 노조 226곳이 평균 3.1일 파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업 조직과 기간 모두 2023년보다 감소했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은 2023년과 2024년 파업현황을 조사한 민주노총 파업실태 총서를 13일 발간했다. 지난해 1월 발간한 2016년~2022년 파업실태에 이은 후속 연구다. 민주노총 가맹조직의 정기대의원대회 자료와 언론보도 등을 수집해 분석했다.
금속노조 시기집중파업 ‘대세’
파업은 금속노조가 주도했다. 지난해 파업한 민주노총 소속 노조(226곳)는 2023년 281곳보다 감소했다. 이 가운데 195곳이 금속노조 산하 조직이다. 공공운수노조와 서비스연맹 산하 노조가 뒤를 이었지만 각각 8곳으로 격차가 컸다.
파업 일수는 2023년 5.1일보다 이틀 줄었다. 금속노조 산하 조직의 파업 일수는 2023년 1.9일, 2024년 1.1일로 하루나 이틀인 데 반해 다른 산별노조·연맹 산하 조직 파업 일수는 2023년 19.2일, 2024년 15.9일로 보름에서 20일가량에 달해 차이가 났다.
금속노조가 파업 사업장은 가장 많은 반면 파업일수가 짧은 것은 산별노조 차원의 대규모 파업을 벌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금속노조는 노동위원회에 교섭 사업장이 일괄 쟁의조정을 신청한 뒤 교섭과 합의를 촉진하기 위해 파업을 하는 특징을 보인다”며 “집단으로 파업 시기를 집중해 돌입함으로써 파업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조직은 다수이며 기간은 짧은 특징으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게 보건의료노조다. 다만 파업을 앞두고 합의가 이뤄지는 특징이 있다. 보건의료산업쪽 파업은 민간부문보다 공공부문이 장기화한다. 연구진은 “필수공익사업장의 임금·단체협약 투쟁이 민간부문보다 장기화되는 특징이 보건의료노조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사업장 파업에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2023년과 2024년 금속노조의 집중파업은 세 차례 있었다. 2023년 5월31일과 7월12일, 그리고 지난해 7월10일이다. 파업 참여 사업장과 조합원은 2023년 5월31일 107곳 3만6천322명, 2023년 7월12일 210곳 10만6천649명, 지난해 7월10일 183곳 4만4천925명이다.
직장문화 개선 의제 파업 꾸준히 증가
민주노총 소속 노조 파업 원인은 임금이 27.3%로 가장 많았고 직장내 괴롭힘·성폭력·감정노동·노동안전이 23.2%로 뒤따랐다. 이어 외주화·구조조정·고용불안·인력 충원 23.1%, 노조활동 보장·해고자 복직·인사경영 참여 22.9% 순으로 나타났다.
임금을 원인으로 한 파업이 가장 많았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임금을 의제로 한 파업은 △2016년 52.1% △2017년 60% △2018년 37.5% △2019년 46.8% △2020년 62.8% △2021년 42.4% △2022년 51.6% △2023년 36.7%로 등락을 거듭했다. 이 기간 노동시간·근무형태를 의제로 한 파업은 2016년 32.1%에서 지난해에는 0.5%로 급감했다. 반면 노조활동 보장·해고자 복직·인사경영 참여를 의제로 한 파업은 2016년 1.9%에서 지난해 22.9%로 크게 늘었다. 외주화·구조조정·고용불안·인력 충원과 직장내 괴롭힘·성폭력·감정노동·노동안전을 의제로 한 파업도 같은 기간 각각 3.6%에서 23.1%와 23.2%로 증가했다. 파업 의제가 다양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진은 민주노총 파업에서 금속노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파업 의제도 금속노조의 산별교섭 방침에 따라 변동이 있다고 짚었다. 연구진은 “금속노조의 2023~2024년 사업장 공동요구에 확대간부 교육시간 보장을 노조활동 보장 요구에 포함했고 파업 원인 중 노조활동 보장 관련 의제가 0.6~7.1% 수준으로 분포하다가 2023년 28.7%로, 2024년 22.9%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023~2024년 금속노조 사업장 공동요구에 산업전환협약이 포함되면서 파업 원인 중 외주화와 고용불안 등 의제로 발생한 파업도 각각 상승했다.
고용 안정적일수록 파업 길어
금속노조를 제외한 산별노조·연맹 파업은 2023년 71개 조직 17.9일, 지난해 43개 조직 14.5일로 나타났다. 금속노조 산하 조직이지만 시기집중투쟁에 참여하지 않은 금속노조 산하 조직 12곳을 포함한 수치다. 더 살펴보면 고용형태별 특징이 확인된다. 지난해 기준 파업일수는 정규직 18.9일, 비정규직 8.6일, 무기계약직 18.2일로 차이가 났다. 정규직 조직은 20곳, 비정규직 조직은 18곳, 무기계약직 조직은 5곳이다. 무기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임을 고려하면 고용안정성이 파업 일수에 영향을 끼친 셈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발생한 민주노총 총파업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다만 기록을 토대로 실태는 점검했는데 금속노조의 경우 지난해 12월5일과 6일 주야 2시간씩 파업에 돌입해 사업장 100곳에서 조합원 6만8천296명이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가 지난해 12월11일 파업해 2만6천명이 넘는 조합원이 주야 2시간씩 파업했고, 현대제철 비정규직도 2천명 넘게 전면파업했다.
이재 기자 jael@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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